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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영화보기

바그다드 카페 :디렉터스컷

by 자립청년 2019.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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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넷플릭스를 통해서 오래된 고전영화인 1987년작, 바그다드 카페를 보게 되었다. Out of rosenheim, Bagdad cafe.

 

약 한 시간 반짜리 이 영화의 여운이 너무나 짙게 남아서 블로그에 글을 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글로 정리 하기가 어렵다기보다는 글로 정리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영화였다. 여운이 길고 좋아하는 영화들은 많다.

하지만 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단순한 스토리와 진행이지만 뭔가가 남아있었다. 

마시고 난 커피잔에 남은 약간의 커피 찌꺼기를 바라보는 기분이랄까?

 

영화 바그다드 카페에는 많은 의미있는 인물이 등장하지만 야스민과 브렌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황량한 사막의 한 가운데 자리 잡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카페 바그다드. 카페라고 하긴 하지만 커피머신도 고장난지 오래되었고 먼지투성이의 카페에는 사막을 지나는 트럭 운전사들만 이따금 들릴 뿐이다. 언제나 느긋하고 태평한 남편에게 성질을 내고 쫓아낸 카페 주인 브렌다, 그리고 남편과의 여행 중에 다투고 사막 한가운데 내려진 여자 아만다.

 

이 둘의 첫 만남 부분이 참 좋았다.

스스로 남편을 떠나고 땀을 닦고 있는 여자 아만다와 남편을 떠나보내고 눈물을 닦고 있는 여자.

 

아만다의 남편은 떠난 아만다와 함께 쓸모 없다고 여겨진 그녀의 커피메이커를 사막에 버린다. 그리고 그것은 브렌다의 남편이 주워온다. 쓸모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브렌다는 그것이 쓸모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가 궁금하지 않다. 그저 자신의 상황에서 모든 것이 눈에 거슬리고 성가실 뿐. 그리고 그녀에게는 아만다 또한 거슬린다.

 

하지만 특별히 갈 곳이 없는 아만다는 그곳에서 함께 운영하는 낡아빠진 모텔에서 머물게 된다. 

어느 정도 묵을 것인지 알 수 없던 그녀의 체류가 길어지면서 바그다드카페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야스민은 카페 바그다드에 가득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카페의 직원, 피아노연주에 뛰어난 재능이 있는 브렌다의 아들, 거칠게 방황하는 모습만 보였던 브렌다의 딸, 붓을 놓은 화가, 등 바그다드의 인물들에게도 생기를 불어넣는다.

 

매일매일 서툰 마술을 연습하는 야스민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부메랑을 던지는 캠핑하는 청년이 바그다드 카페 앞에서 머물며 보내는 시간들도 참 좋았다.

반복되는 장면들, 지친 삶 속에서 웃는 사람들.

 

어쩌면 부메랑처럼 먼 길을 갔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바그다드 이 모든 것이 그냥 삶이라도 감독은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두렵고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은 브렌다는 야스민의 비자 문제를 들먹이며 보안관에 신고하게 된다.

그리고 야스민은 떠난다. 바그다드 카페는 그렇게 다시 먼지 속에 가려지는 것 같지만,

 

야스민은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사막 한가운데를 지나다 남편과 다퉈서 어쩔 수 없이 머무는 것이 아닌, 스스로 이 곳을 택하여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야스민을 통해 매사에 신경질적이었던 브렌다도 두려웠던 변화를 받아들이고 미소를 찾게 된다.

 

 

야스민은 브렌다의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마술쇼를 하면서 바그다드 카페는 여기저기 입소문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사막의 활기찬 카페가 된다. 마술쇼 같은 영화였고 그것이 인생이다라는 것을 말해주는 치유의 영화였다.

 

그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행복을 찾게 되고 스스로가 반짝이는 존재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은 사막 같지만 그 사막에는 언제나 오아시스가 있음을 말해줘서 고마운 영화였다.

어쩌면 사막의 오아시스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지 않을까.

 

그리고 또 좋았던 장면 중에 이 화가 아저씨.

오랜 시간 붓을 잡지 않았지만 야스민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그녀를 모델로 두고 그림을 그린다.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는 장면의 반복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일부로 캡처해서 남겨두지 않았다. 이 장명까지 궁금한 분들은 모두 어서 가서 이 영화를 보길!

돌아온 야스민에서 꽃을 한 줌 꺾어 사랑을 고백하는 화가 아저씨.

 

오래된 영화, 그 특유의 색감이 참 좋다.

황량한 사막에서 일어나는 마법 같은 기적! 은 사실 이미 우리에게 있는 것 아닐까.

아름다운 여운이 있는 영화, 바그다드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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