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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영화보기

무드 인디고 (Mood Indigo)

by 자립청년 2019.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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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넷플릭스 신규 콘텐츠에 무드 인디고가 나왔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무드 인디고는 2013년 개봉 당시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에 속했고 포스터를 보고 혹했다가 예고편을 보고 왠지 내 취향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왠지 쉽게 보지는 못할 것 같아서 묵혀둔 영화였다. 그렇기에 큰 기대를 하고 보지는 않았고 그래도 한 번 봐 보자 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아주 화려하게 뽑아낸 포스터는 사실 영화의 결말과 매우 다른 분위기를 전해준다. 메인 포스터의 글귀, 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인가요?라는 말처럼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실 색의 사용이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이들의 리뷰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영화 초반에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내 취향은 확실히 아니었고, 상상력의 표현은 좋다고 말할 수 있어도 그것이 지나치고 과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매 순간이 과해서 영화를 보는 초반은 부담이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음악을 연주하며 그 코드에 따라 칵테일이 제조 되는 피아노를 방명해 부자가 된 콜랭(로망 뒤리스)와 그 시대의 유명한 철학가 사르트르에 완전히 빠져있는 친구 시크(게드 엘마레), 그리고 콜랭의 집사 같은 역할을 하는 니콜라(오마 사이)가 이야기를 나누며 콜랭은 자신을 제외한 그 둘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만 솔로였네, 밀려오는 이 외로움은 뭐지?라고 물음을 던지며 무드 인디고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은 우연히 만나 첫 눈에 반해 사랑을 시작한다. 사랑을 시작하는 내용은 다른 영화들과 별 다를 것 없지만 그들이 데이트하는 모습들에 상상력이 더해진 세상의 모습은 이것이 현실인가 허구 인가, 현실인가 환상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개인적으로 의도는 좋았지만 위에 말했듯 나에게는 과하게 다가온 영화여서 호는 아니었다.

 

그리고 빠르게 사랑에 빠지고 둘은 결혼을 하게된다.

예뻐서 캡처하게 된 결혼식의 장면들. 뭔가 사랑스러운 순간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결혼하고 얼마 뒤 클로에(오드리 토투)는 기침을 계속하기 시작하며 쓰러지기도 하고 몸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명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데 그녀의 몸에 그녀의 폐에서 수련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치료 과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의 말이 청천벽력처럼 다가온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 와이프를 포기할 수 없는 그. 어느 날 영원할 것 같은 그의 금고에 현금이 점점 비어 가는 것 또한 눈으로 보게 된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하지 않았던 노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일자리를 찾는다. 쉽지는 않지만 클로이의 치료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의 직장 생활들은 순탄하지 않았고, 마지막에는 내일의 사고를 알려주는 정부기관의 일을 하게 된다. 미래를 아는 일이라니 이 영화에 전반적으로 철학적인 사고 거리가 많이 묻어져 있지만 이 마지막 콜랭의 직업조차 그렇다. 아무튼 그는 내일 클로에가 죽는다는 것을 미리 알게 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국 그녀는 죽고, 한 때는 부자였지만 지금은 아닌 콜랭은 가진 돈이 없어서 가장 허름한 장례식으로 그녀를 보내고야 만다. 무드 인디고는 떠도는 예쁜 스틸컷이나 일러스트 삽화 들과는 다른 게 아름다운 환상과 아름다운 결말은 아니다. 색색의 컬러, 파스텔 톤의 색에서 흑백 즉 모노톤의 색감, 색이 없는 색에서 마무리가 된다. 

 

영화의 내용 기본의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한 로맨스의 내용에 공드리 감독은 상상력과 철학을 가미에서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주었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철학자 장 송 사르트르 Jean paul sartre는 영화 속 인물인 시크가 장 송 사르트르라고 적혀있는 향수를 원샷할 만큼 좋아하고 동경하는 대상이다. 장 폴 사르트르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사상가로서 실존주의라는 철학을 수립했다. 사르트르는 인간의 본질을 결정하는 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은 완전히 자유로운 입장에서 스스로 존재방식을 선택하게끔 운명 지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서 이런 사상에 대해 드러나는 장면에서 주인공 콜랭이 이야기하는 이 외로움은 뭐지? 하는 물음부터, 중간중간 사람들이 모여 기계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타자기, 후반부에 콜랭이 그 사람들처럼 사용하는 타자기, 콜랭이 클로에의 죽음을 미리 알게 되는 것, 상대방 과의 어떠한 충돌들, 그리고 사라지는 돈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실제 사르트르와 복잡한 관계있는 인물, 영화에서 잠시 언급되는 보부아르 아줌마 즉 시몬 드 보부아르의 언급으로 보아서는 이들의 철학 사상을 조금 더 깊게 공부해 보고 난 뒤 이 영화를 다시 생각해 본다면 조금 더 다른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지금 단순히 글로 적기는 어려운 영화인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원작도 읽어봐야겠다.

 

환상의 세계 어쩌면 비현실적이고 비정상적이라고도 동시에 해석할 수 있는 세계에서 꽃처럼 짧은 순간에 반짝이는 사랑과 사람들.

색을 잃어가는 사랑, 색을 잃어가는 삶에 대해 곱씹을수록 마음이 어떤 무거운 것에 눌려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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