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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영화보기

시인의 사랑

by 자립청년 2019.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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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인의 사랑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 다음날에 바로 보게 되었다. 넷플릭스의 좋은 중에 하나는 내가 A라는 영상을 시청했다면 그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추천해 준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넷플릭스의 시스템은 내가 로맨틱코메디를 시청하면 비슷한 로맨틱코매디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봤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또 다른 영화를 추천해주는 것이다. 그렇게  영화 또한 친절한 넷플릭스 덕분에 알게 되었다고 있다. 

 

얼마 전에 리뷰를 작성한 콜 바이 유어 네임은 2017. 3. 22 개봉했으며 시인의 사랑은 2017. 9. 14 개봉으로 같은 해의 상반기 하반기에 세상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왠지 흥미로웠고, 바이 유어 네임은 이태리를 배경으로 시인의 사랑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이루어져서 영화의 배경, 도시에 대한 매력도 상당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기 전에 주목하기 좋은 포인트로 출연진 소개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영화들의 출연자 리스트는 배우의 이름과 역할의 이름이 표기되는데 시인의 사랑은 : 양익준 (시인), 전혜진 (아내), 정가람 (소년) 이렇게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의 이름이 아닌 직업 혹은 위치로 표현되어있다. 이점이 사실 별거 아닌  같아도 어떠한 이름이 아닌  포지션으로  하나의 인물이 아닌 전체의 대상으로 나아가 본질적인 부분을 생각할  있게 만들어 주는 작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간단한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한 마흔 살의 시인은 시인이라는 멋진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나 가난한 인물이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시를 쓰는 시인,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해도 겉으로는 구박과 잔소리를 할지언정 그의 든든한 지원자,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 매일이 고뇌인 시인에게 소년이 나타났을 아내는 아이를 가지고 싶다고 한다.

 

넷플릭스 추천 영화에 뜨기도 했지만 사실 시인의 사랑은 예고편이나 스틸컷 등보다는 지극히 영화의 제목에 이끌려서 보게 되었다. 시인의 사랑이라, 시인일까. 영화를 보고 나서도 나는 굳이 시인일까를 계속해서 생각했다. 시인, 끊임없이 고뇌하고 생각하는 사람, 세상의 경험을 표현하고 정리하는 사람, 모든 것을 느끼려 어쩌면 애쓰는 사람,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 그리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는 사람, 발견하는 사람, 때로 누군가의 눈에는 무능한 사람 그리고 어쩌면 가장 정신적이고 순수한 사람 이지 않을까. 물론 이런 부분은 화가 혹은 다른 예술가라는 직업으로도 바라볼 있지만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 시라는 것이 굉장히 중심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예고편에는 시인을 쓸모 시인이라고 소개하는데 쓸모 시인, 쓸모 존재에 대해서 범주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시인(양익준) 대한 무한한 사랑은 보여주는 아내 (전혜진), 시인을 위해 아내가 사다 도넛에 제주도에서 그러니까 제주가 태생인 그는 아마 그의 삶에서 처음 맛본 아주 달콤한 맛의 유혹에 시인은 일종의 에너지를 얻고 계속해서 도넛을 먹기 위해 가게를 찾아간다. 그러다 그곳에서 평범해 보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늘진 소년(정가람) 만난다. 어쩌다 목격하게 소년과 소녀의 사랑, 장면이 밤새 시인의 머릿속에 들어와 끊임없이 괴롭힌다. 

그리고 시인은 혼란스럽다.

아내에게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그에게 섹스란 아내의 요구 그러니까 아내가 가지고 싶던 아이를 만드는 , 노동일뿐이었다.

 

혼란에 빠진 시인, 끊임없이 계속 생각나는 소년.

시인은 소년의 어려운 가정으로 침투하게 되고 동정이 아닌 사랑의 감정으로 소년을 돕는다. 그리고 점점 깨닫는다. 어린 소년과 함께이고 싶다고 말이다.

 

힘들게 가진 아이, 아내만 원했던 아이, 헤어지자는 남편 그리고 아내와 소년은 만났다.

- 나 임신했어 그러니까 그냥 닥치고 쭈그리고 살아 병신아.

- 나도 그런 사람 필요해요.

 

마음은 이미 소년을 택했고 소년과 몸싸움을 벌여가며 진심을 고백한다. 서로에게 서로만 보였다. 그렇지만 결국 그들은 헤어지고 시인은 닥치고 쭈그리고 제자리로 그렇게 돌아와 아버지가 된다.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여전히 글을 쓰던 시인이 어느 택배기사로 일하던 소년과 재회한다. 그리고 소년은 사랑이었다고, 단지 아내가 임신을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어쩔 없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렇게 재회한 소년에게 시인은 3천만원이 카드를 주고 이제 떠나라고 한다. 그렇게 사랑을 딛고 서울로 상경한 소년, 그리고 사랑을 안고 아버지가 시인이다. 

나는 시인의 사랑이라는 영화가 그렇게 화려한 영상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현실적이어서 좋았고, 특히나 양익준 그리고 전혜진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너무나 좋았다. 그들은 연기라기 보다 그 인물 그 배역 그 자체였다. 그리고 시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처럼  같은 대사들 같은 삶이 담겨서 여운이 영화였다. 대부분의 대사가 명대사였고 대부분의 대사가 시였다. 보기 드문 한국 영화였다. 

 

그리고 영화의 내용을 이렇게 적다 보니 씁쓸한 감정이 들기도하는데 분명한건 나는 영화를  당일 일기장에  진정한 사랑이었다고 적어뒀다. 과연 진실하고 순수한 사랑이었다. 시인의 소년에 대한 감정, 소년의 시인에 대한 감정, 아내의 시인에 대한 감정 모든 것이 간절했고 진실되었다. 너무나 먹먹했다. 짓눌린 무언가가 있었다. 

그리고 서툰 시인처럼 우리는 모두 서툰 사람이고 서툰 사랑을 한다. 

 

- 그렇게 함부로 아름다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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